Write Date : 12-05-04 23:51
Reading Books by 이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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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책 읽기는 다른 생각 들어오는 텔레파시" 허윤희 기자
입력 : 2012.05.04 03:09 올 '리더스콘서트' 첫 강연… 박사 개그맨 이윤석씨 신문 두 개씩 정기구독… 불편한 글도 봐야 균형 잡혀 20代에 읽는 능력 못갖추면 평생 가로줄에 갇혀살아… 세로줄도, 사선도, 평행선도 보면서 살아야지요 독서가 연애보다 좋은 이유? 절대 날 버리지 않아요 다음 강연은 광고인 박웅현씨
"갓 태어난 새끼고양이를 가로줄이 쳐진 바구니에서 키우면 다 커서도 세로줄을 인식하지 못한대요. 세상에 세로줄이 있다는 걸 평생 모르고 산다는 거죠.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젊은 시절, 읽기 연습을 해놓지 않으면 나중엔 읽어도 몰라요. 20대에 다양한 걸 읽는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이후에는 가로줄에 갇혀서 살아야 돼요. 기왕 태어났으면 세로줄도, 사선도, 평행선도 보면서 살아야지요. 가로줄만 보고 살면서 '세로줄은 틀렸어' 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개그맨 이윤석(40·사진)씨의 결론은 "그래서 신문을 읽어야 된다". "내가 읽고 싶은 글,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글 모두 읽어야 균형 잡힌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신문 두 개를 정기구독하고, 인터넷으로 다른 신문도 열심히 찾아본다는 그는 "요즘엔 트위터나 인터넷 즐겨찾기 목록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더라"면서 "그런데 그게 안타까워요. 다양한 사람과 팔로잉을 맺고, 과학도 정치도 예술도 알려고 한다면, 그가 보는 세상은 단순하고 직선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이성준)과 조선일보가 공동주최하는 '리더스콘서트' 올해 첫 강연자로 나선 이씨가 3일 오후 경희대 청운관 B117호에서 '이윤석의 책과 연애하기'란 주제로 열띤 강연을 펼쳤다.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한 이씨는 중앙대 신문방송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개그맨 박사 1호'. 현재 서울예술전문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책이나 신문 읽기는 매체를 이용한 텔레파시"라고 했다. "다른 사람 머릿속의 생각이 텔레파시처럼 내 머리로 들어오는 게 신기하고 재밌지 않아요?" 이윤석씨는 하루에 반드시 한 권 이상의 책을 사고, 그날 못하면 다음 날은 두권을 사야 직성이 풀린다는 독서광이기도 하다.
참석자들 얼굴마다 웃음꽃이 피었다. 올해의 첫‘리더스콘서트’에서‘이윤석의 책과 연애하기’강연 후 개그맨 이윤석씨가 참석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허영한 기자 younghan@chosun.com
"책이 연애보다 좋은 이유요? 무궁무진하죠. ①첫날 딱 한 번, 고작 2만원 정도만 데이트 비용(책값) 쏘고 나면 평생 내 곁을 지켜줍니다. ②내가 버리지 않으면 절대 나를 버리지 않아요. ③내가 버려도, 다시는 속살을 들춰보지 않아도 '오빠, 변했어' 하지 않아요. 그저 가만히 이불(표지) 덮고 기다립니다. ④침대에서 보다가 툭 떨어뜨리고 잠들어도 불평도 안 하구요. 반면 아내는 제가 먼저 잠들면 '오빠, 자?'하고 투덜대지요. ⑤이 책 읽다가 다른 책으로 넘어가도 질투도 안 합니다. 얼마나 좋습니까?"
그는 책을 읽는 이유를 "게을러서, 재미있어서, 겸손해지기 위해서"라고 했다. "골프도 귀찮고 여행도 귀찮아서 못해요. 늘 집에 혼자 앉아 있어요. 그런 제 체력과 성격에 맞는 게 책입니다. 책장은 '제 힘으로' 넘길 수 있잖아요.(그의 별명은 '국민 약골'이다) 신문도 그렇게 커도 다 넘어갑니다.(웃음) 이경규, 김태원 선배님은 '책 좀 그만 봐라, 인생의 답은 책에 없다'고 하는데, 책이 정답을 주진 못해도 힌트는 줍니다. 읽으면 겸손해질 수밖에 없어요. 잘 모르는 사람들이 극단적으로 주장하는 것 같아요. 많이 아는 사람은 푹 찌르거나 베거나 몰아가지 않지요."
이윤석씨는 자신의 독서방식을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들려줬다. 지름신과 회전초밥, 그리고 돌려막기. "제목이 솔깃하거나 지은이가 맘에 들면 보든 안 보든 무조건 삽니다. 일단 사놓으면 언제 읽어도 읽어요. 또 읽다가 지루하면 다음 책으로 넘어갑니다. 회전초밥집에서 이것저것 골라 먹는 것처럼요. 마지막으로 '돌려막기식' 독서입니다. 책을 읽다 깊이 있는 내용이 더 필요하면 다른 책을 봅니다. 카드 돌려막듯이 책이 던진 질문을 책으로 답하는 겁니다."
이씨는 중간 중간 "아내가 만들어준" 한약을 먹으며 열강했고, 쉽고 재미있는 강연에 250여 관객은 박수와 환호로 열광했다. "인생의 방향을 잃었을 때 길을 잡아준 책"을 묻는 여학생의 질문에 그는 "달콤하게 위로해주는 책 대신 냉정하고 따끔하게 '세상은 원래 그래, 네가 할 수 있는 건 그것밖에 없어'라고 말해주는 책을 좋아한다. 과학책이나 심리, 논리학 책을 많이 읽는다"고 답했다.
두번째 '리더스 콘서트'는 스타 광고인 박웅현씨의 강연으로, 8일 한국외대 애경홀에서 열립니다. 문의 (02)521-9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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