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글로벌 교육 바람
5세부터 중국어 교습 유행… 해외 경험 위해 이주도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대표는 2007년 미 뉴욕에서 싱가포르로 거처를 옮겼다. 딸 힐튼 로저스(8)의 교육 문제 때문이었다. 힐튼은 중국어·영어를 모두 쓰는 싱가포르 난양초등학교의 유일한 미국인으로, 또래 친구들과 중국어로 대화하고 중국어로 숙제를 한다.
로저스는 딸을 위해 중국인 보모를 고용하고 중국어 노래가 나오는 노래방 기기를 들였고 TV를 없앤 자리에 지구본과 세계지도를 놓았다. 로저스는 "나는 아이에게 미래를 준비시키고 있다. 자녀에게 중국어를 가르치라는 게 내 최고 조언이다"고 말한다.
자녀 교육을 위해 온 가족이 외국으로 동반 이주한 사례는 많다. 뉴욕에 사는 파멜라 울프 가족은 지난해 1년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지내며 10대 자녀를 국제 학교에 보냈다. 울프는 "아이가 새로운 곳에서 스페인어를 배우고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어울리며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능력을 길렀다"고 말했다.
미국 부모들이 어린 자녀를 제2외국어와 외국 체험으로 무장시켜 '글로벌 키드'로 기르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고 뉴스위크 최신판이 보도했다. 글로벌 교육 열풍은 제2외국어, 특히 중국어 배우기 열풍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 엄마들 사이에선 아이의 두뇌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5세부터 중국어를 가르치는 게 유행이다. 모든 수업을 영어가 아닌 제2외국어로 진행하는 몰입 학교는 1970년에 한 곳도 없었지만 현재 440곳으로 늘었다. 내년 9월 뉴욕에서 개교할 한 사립학교는 세 살부터 중국어·스페인어 중 택일하도록 해 영어와 함께 가르치는데, 지원자가 벌써 1200명이나 몰렸다.
이런 현상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 등 신흥국보다 세계화에 대한 준비가 미흡한 미국 아이들이 향후 세계무대에서 경쟁에 뒤처질 수 있다는 부모들의 불안감 때문이라고 잡지는 분석했다. 미국 대학생 1800만명 중 학부 시절 해외 교환학생 경험자 비율이 2% 미만이고 공립 초등학교 중 외국어 수업을 하는 비율이 4분의 1에 그쳐 '세계 시민 양성'은 부진하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7/22/2011072200182.html?newsplus
View : 1,303
